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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 is present #시작된 여정-6

번호 1450
카벙클 | 비술사 | Lv.70
18-12-10 02:36 조회 11087



카벙클 서버 '쓰담'부대 홧팅! 다들 정 많으시고 친절하구, 너무 좋으신분들 많으니까 많이많이 부대에 와주세요~ 새 가족분들 환영합니다!







희뿌연 세계에서 아스라니 소리가 들렸다우리 아가. 사랑한다. 건강하지? 힘내. 등등.

다가가고 싶지만 멀어지고, 얼굴을 보고 싶었지만 희미해 보지지않는. 그렇지만 눈물이 날만큼 기쁘고 반가운 느낌인 그런...


“-꿈이었구나.”


그리고


꿈이 아니었네.”


그녀는 침대 주변에서 자신을 말똥말똥 바라보고 있는 인형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울다 지쳐 자기도 모르게 잠들어서인지 등허리도 아프고 눈도 심하게 부은 것 같았다.


머리가 무거워 고개를 숙이니 데구르르 인형이 굴러떨어졌다.

바둥바둥 거리며 일어나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그 때문에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그보다 더한 무기력감에 아무것도 할 마음이 안 들었다.


그 때 그녀의 어깨에 매달려 있던 인형 하나가 두둥실 떠서 그녀의 얼굴 앞으로 날아왔다.

검은 머리카락, 반개한 눈, 허리에 나있는 두 개의 박쥐날개, 멍한 표정의 여자아이 인형이었다.


“-

“...? 너는, 서큐버스 인형... 일까?”


긍정하듯 고개를 끄덕인 인형은 그녀의 손을 잡더니 앞으로 끌었다.

어린아이 정도의 힘은 있는지 손가락이 들렸지만 힘을 주어 버티자 더 이상 끌려가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머리 위에 물을표를 띄우고(정말 눈에 보이는 물음표였다.) 자신을 돌아보는 서큐버스 인형에 힘을 풀고 이끄는 힘을따라 일어났다. 무기력했지만,


어차피,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


어차피, 어찌됐든, 이란 단어가 머릿속에 맴돌았고, 인형이 이끄는 대로 순순히 몸을 맡겨 침대에 내려와 방 안에 있는 한 문을 열고 들어간 곳은 작은 욕실이었다.


향이 나는 나무로 짜여져있는지 은은한 나무의 향기를 풍기는 목욕탕의 곁에는 생생한 나뭇잎과 열매가 조각되어 있었다.

목욕탕 안에는 뜨거운 물이 가득 차 있는지 열기가 가까이 가지 않아도 느껴졌다.


목욕탕...?’


무기력에 멈췄던 머리가 목욕탕이라는 세 단어에 급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욕실, 목욕탕, 아아 씻으라는 걸까? 몸을 씻는다. 씻으려면...?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녀는 이끌려가던 몸을 덜컴 멈췄다.

그 때문에 공중에서 급브레이크가 걸린 서큐버스 인형이 멍한 표정으로 그녀를 돌아보았다.


“-?”

아니... 그게...”


그녀는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중에 하면 안 될까?”

!?”


벼락이라도 맞은 듯 부들부들 몸을 떨던 서큐버스 인형은 비틀비틀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그리고 무릎을 끌어안도 앉아 욕실타일에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원을 그리며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뒤쪽에서 쪼르르 나나모 인형이 다가가더니 서큐버스 인형을 위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를 힐끔힐끔 바라보았다.


우아아... 그 모습을 본 그녀는 무십코 뒤로 한발자국 물러나려다 어느새 자신의 등 뒤로 모여있는 수많은 꼬마친구들을 발견했다.

낑낑, 냥냥, 삐익삐익거리며 애처로운 눈망울들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


말똥말똥한 티없이 맑은 눈동자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


눈이 없는 꼬마친구들도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우아아...”


하이라이트가 없어져 까만 유리구슬 같은 서큐버스 인형의 눈동자가 그녀를 바라보았-


, 알았어! 할게, 하면 되지?!”


그녀는 자신의 한마디에 기뻐 뛰는 꼬마친구들을 보며 목 근처의 상의 단추에 손을 가져갔다.

얇고 가벼운 원피스 형태의 잠옷이 스르르 흘러내렸고 하얀 속옷에 싸인 몸이 나타났다.

흰 속옷에 감싸인 가슴을 내려다보며 얼굴이 뜨거워져가는 걸 느꼈지만 왜 그러는지는 알지 못했다.


머뭇거리며 속옷에 손을 대지만 어떻게 벗는지 몰라 멈칫거리던 그녀에게 서큐버스 인형이 다가가 벗는 것을 도와주었다.

속옷마저 벗고 알몸이 된 그녀는 시선을 아래로 향하지 않도록 조심하며 목욕탕에 다가갔고, 욕조 물에 비친 한 그녀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다운 소녀였다.

새하얀 머리카락, 고운 피부, 붓으로 그린 듯한 눈썹, 크고 반짝이는 은색 눈동자. 작고 오똑한 코에 빨간 앵두 같은 입술.

그렇지만 시선이 그보다 더 아래로 내려감과 동시에 그녀는 새빨개진 얼굴을 휘휘 저으며 손으로 수면에 비친 모습을 흐트러뜨렸다.


왜 이렇게 부끄럽지? 내가 미쳤나??’


미쳤다는 것을 부정할만한 근거가 생각나지 않아 그녀는 가볍게 낙담했다.

애초에 머릿속부터 구멍투성이인 기억만 있었고, 인형이 움직이고, 말을 하고, 심지어 날아다니기까지 한다...!


그래도 일단 그녀는 목욕탕에 한쪽 발부터 천천히 담궜다여기까지 왔으니 어쨌든 목욕은 하고 싶었다울다 잠든 덕에 찜찜하고 몸도 뻐근했다.

살짝 뜨거울 정도의 물에 몸을 담그자 후아,., 라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은은한 향에 그녀는 물을 찰박거려보더니 얼굴을 씼었다. 몸에 힘이 풀리고, 긴장이 풀리면서, 그녀는 목욕을 천천히 즐기기 시작했다.


*


하나. 자고 일어나보니 처음 보는 방이었다.

. 기억상실증인지 기억이 멀쩡하지 않다.

. 아마도 나는 다른 세계에 온 것 같다.

.


그렇지만, 이상하게 낯설지는 않는데...”


도툉 영문을 알 수 없어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 얼굴을 반쯤 뜨거운 물에 담갔다.

보글보글, 물거품을 만들며 그녀는 주변을 가만히 둘러보았다.


어느새 목욕탕의 안도 밖도 꼬마친구들로 가득했다.


맨 처음 만난 나나모 인형은 무적호 모형에 올라탄 채 물위를 떠다니고 있었고, 물속에는 사하긴 인형과 어린 낭카, 커얼, 늑대, 암살어, 오징어 다리 등등 수륙 양용인 꼬마친구들이 목욕을 즐기고 있었다.

한쪽 구석에서 둥그렇게 모여 괴상한 언어로 대화하고 있는 만드라고즈 패밀리도 보였다.

목욕탕 바깥에 있는 인형과 동물과 기계과 몬스터들과, 심지어 하늘을 날고 있는 작은 나비와 비공정 모형, 꼬마 눈알도 보였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어렴풋이 그들의 이름을 알 수 있었다.


모르포? 모르프..?”


팔랑거리며 날아다니는 나비의 이름을 부르자 보랏빛 나비가 마치 자기를 불렀냐는 듯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이 이름이 맞는 것 같았다.


정체가 뭘까?”


아니, 알고 있기는 하다. 그들은 전부 꼬마친구니까. 주인의 곁을 떠나지 않는 작고 귀여운 친구들.


그렇다면 왜 낯선 느낌이 들까왜 그들을 보고 내가 살던 세상이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을까.

그런데 괘 또 낯익은 느낌이 들까. 왜 나는 그들의 모습과 이름을 알고 있을까... , , ?


“...모르겠어.”


자연스럽게 한숨이 나왔다.

그 모습이 기운이 없어 보였는지 보랏빛 나비가 그녀의 머리 위에 내려앉았다주변에 있는 꼬마친구들도 다가왔다.

근처에서 놀고 있던 나나모 인형은 무적호를 타고 그녀에게 다가오다가 발을 헛디뎌 물 속으로 빠졌다.

허부적허부적거리는 모습에 그녀는 웃으며 손으로 나나모 인형을 건져올렸다.

- 눌러 짜주니 작은 입에서 졸졸졸 물이 흘러나왔다.

물에 젖은 강아지처럼 부르르 몸을 털던 나나모 인형이 그녀의 손 위에서 그녀를 보며 마냥 좋은 듯이 밝게 웃었다.

- 모르는 것 투성이고, 이해할 수 없는게 잔뜩 있지만


저기,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

나나모니랏?”


- 그래도 이거 하나만큼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너희들은 내편이니?”

나나모니랏~!”


- 이 아이들은 내 작은 친구들이다.


나나모 인형이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고, 다른 꼬마친구들도 저마다 울음소리로, 몸짓으로 대답했다.


고마워. 정말로...”


그녀는 눈을 뜬 이후로 처음으로 진심으로 웃었다. 그렇게 그녀는, 새로운 세계에서 첫 친구를 사귀었다.


*


~”

, 잠깐, 손에 든 거 뭐야?!”

짐이 허락하노랏!”

너도 그거 내려놓고! ,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우후훗

히익! , 거긴 안돼, 안됀다니-! , 그만둬어어어...!”


첫 친구들과의 교제는 매우 강렬한 기억이었다고, 그녀는 훗날 고백했다.


- , 그냥 씻겨졌을 뿐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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