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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 is present #시작된 여정-3

번호 1422
카벙클 | 비술사 | Lv.70
18-10-25 21:18 조회 10866

*

 

당돌하게 전장에 정적이 찾아왔다.

믿을 수가 없었지만 정적의 원인은 회색빛 괴수, 베히모스였다.

다시 일어나 도전해오는 사람들에게 변함없는 위용을 과시하며 종회무진 휘두르던 앞발을 내려놓더니 베히모스는 석상이라도 된 듯 미동도 않고 어느 곳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베히모스와 싸우던 사람들에게는 절호의 기회였으나 그들도 지쳐있었기 때문에 경계하며 체력을 회복시켰다.


무슨일이지?”


갈색머리의 전사가 거친 숨을 몰아 내쉬며 말했다. 그는 지쳤지만, 그의 눈은 여전히 전의로 불타고 있었다.


몰라~ 너무 팔을 많이 휘둘러서 쥐라도 난 것 아니야?”

후하하하! 팔에 쥐가 난건 그대인 것 같네만!”


! 하고 고양이 귀와 꼬리가 바짝 솟은 활은 든 여성이 거구의 기사를 향해 뭐라 뭐라 소리쳤다하지만 기사는 그저 호쾌하게 웃어넘길 뿐이었다.

긴장은 하나도 없는 듯한 모습이었지만 그들 5명은 베히모스에게서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베히모스가 꼼짝 않고 그들의 뒤쪽을 보며 한 눈을 팔고 있고 뒤에서 경악어린 감탄사나 웅성거리는 소리가 자꾸 들리자 그들도 갈등에 시달렸다.

돌아볼까? 말까? 뒷통수가 간질거리는 느낌이었다.


결국 고양이 귀 여성이 가장 먼저 고개를 슬그머니 돌렸고, 검은 곳의 마법사와 흰 옷의 사제, 그리고 거구의 기사도 뒤를 돌아보았다.

마지막으로 자꾸 채근거리는 고양이 귀 여성의 말에 갈색머리 전사도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고, 믿을 수 없는 기적이 펼쳐지는 것을 보았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언덕 아래쪽에, 새하얗게 빛나는 태양이 있었다.

그리고 그곳을 시작으로 누군가 초록색 물감을 새하얀 설원에 떨어뜨리기라도 하는 듯 녹색의 땅이 퍼지고 있었다. 흰색과 초록색의 경계에는 팔랑거리는 나비가 날고 있었다.


나비가 지나는 길 위로 눈이 녹아 갈색의 맨 땅이 들어났고 새파란 풀이 돋아나더니, 꽃망울이 움트고 꽃이 활짝 폈다.

사시사철 눈보라가 몰아치고 눈이 녹을 날이 없기로 유명한 이 커르다스 지역에 봄의 들판이 펼쳐지고 있었다.

순식간에 계곡의 절반을 초록으로 물들인 나비들은 곳곳에 부상당해 쓰러져 있던 자들에게 날아갔다.


부상을 당해 쓰러져도 창을 끝까지 움켜지고 있던 용기사 여성을 치유하고 있던 남성은 멍하니 나비가 여성의 몸에 내려앉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몸에 있는 상처가 지워지듯 사라지는 것과, 그녀가 다시 눈을 뜨고 벌떡 일어나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있는 힘껏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그녀를 치유하던 남성 역시 어느새 부상당한 오른팔에 느껴지던 뜨거운 아픔이 사라지고 몸에 새로운 활력이 솟구치는 것을 알고 일어나 그 기쁨의 함성에 동참했다.


이런 일들이 초록의 들판 곳곳에서 일어났다.

여기저기 끓어오르던 환호는 대 합창이 되어 하늘을 찌를 듯 한 함성이 되었고 나비는 계속해서 베히모스와 5명의 일행에게 날아갔다.


갈색머리 전사는 몸에 있는 아픔과 상처가 사라지고 새로운 활력이 샘솟는 것을 느끼며 나비를 눈으로 쫓았다.

고양이 귀 여성은 폴짝폴짝 뛰며 나비를 잡아보려 팔을 휘저었고, 사제 옷을 입은 작은 소녀도 수줍은 듯이 손을 뻗었다.


나비는 이제 하나 둘 허공에 녹아들 듯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마리의 나비가 베히모스의 콧잔등에 살며시 내려앉았고, 곧 사라졌다.

베히모스는 코를 씰룩이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자신이 입었던 상처도 미약하지만 치유한 것이 마음에 안 들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상관없었다. 생각지도 못한 간섭이지만, 그 때문에 좀 더 즐거운 시간이 계속 될 수 있을 테니까.

베히모스는 사기가 가득한 채 모여드는 모험가들을 향해 사납게 웃으며 개전의 포효를 내질렀다.


전투가 재개되었다. 도전은 끊이지 않았고, 불굴의 의지도 꺾이지 않았다. 설원에서 시작한 싸움은 이제 푸른 들판에서 이어지고 있었다.


- 아름답다. 라고 생각한 순간 시야가 흐려지고 몸이 휘청거렸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기분 좋은 탈력감 속에서 시야가 어두워지며 의식이 멀어졌다.

눈밭에 쓰러져야하는 몸은, 받아주는 땅이 없어진 듯 천천히, 그리고 계속해서 낙하해갔다. 계속해서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는


- 그런 꿈을 꾼 것 같았다.

 

*

 

- 아름다워.


그녀는 그 말을 듣고 안도감과 함께 큰 기쁨을 느꼈다.

그가 경계를 넘어 새로운 세상. ‘에오르제아로 들어가며 변화되는 모습을 볼 때는 심장이 덜컥 멈추는 것 같았다. 벅차오르는 감정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녀는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면서도 웃었다. 정말로 행복한 웃음이었다.

그녀는 자신과 쌍둥이처럼 똑같이 닮게 변한 그가, 설원에서 한 모든 일을 너무나도 소중히 여기는 눈빛으로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마침내 힘을 다해 풀썩 쓰러지는 그를 정해둔 장소로 이동시키는 그녀에게 하이델린이 말했다.


- 다행입니다.

“....”


그녀는 조용히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언제나 막연하게만 느낄 수 있었던 것을 눈 앞에서 볼 수 있었다. 언제나 너무나도 멀게만 느껴졌던 것이 지금은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이 너무 기쁘고, 감사하고, 사랑스러웠다.


그녀는 침대에 옮겨져 자고 있는 그를 보며 점점 닫혀져가는 경계 사이로 정중히 인사를 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최고의 경애를 표현하는 몸짓으로,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신의 축복이 함께하시길. 그리고 다시 만나게 될 날을 언제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저의 플레이어(Player).”







프롤로그 끄으읏...!!!

혹시 이글을 보시는데 가입된 자유부대가 없는 당신! 카벙클 서버의 '쓰담' 부대로 오세요!

저는 내일 부대 복귀하기 때문에 최대한 올릴 수 있을 만큼 올리고 복귀하겠습니닷!


벌써부터 힐리밋을 쓰는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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